미국 신뢰는 흔들려도 동맹은 유지…한국인의 달라진 시선

미국 신뢰는 흔들려도 동맹은 유지…한국인의 달라진 시선

미국을 “신뢰할 만하지 않다”고 답한 한국인은 46.4%,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은 45.4%였다. 동아시아연구원이 2017년 관련 항목을 조사한 이후 불신이 신뢰를 앞선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미국에 대한 신뢰 하락이 곧바로 한·미 동맹을 약화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국인의 대미 인식에서 ‘신뢰’와 ‘필요’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 불신 46.4%, 그래도 중국의 추월에는 57.6%가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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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불신 46.4%, 그래도 중국의 추월에는 57.6%가 선을 그었다

중앙일보와 동아시아연구원이 9일 공동 실시한 조사에서 가까운 장래에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 리더가 될 것이라는 질문에 57.6%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중국의 부상에도 미국의 우위가 당분간 이어진다고 보는 시각이 더 많았던 것이다.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났다. 미국이 중국보다 첨단 기술을 더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응답은 70.2%였고, 중국이 미국보다 앞선다는 응답은 11.0%였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 기술 경쟁에서 미국을 우위에 놓는 인식이 뚜렷했다.

다만 미국의 우위가 계속될 것이라는 확신은 약해지고 있다.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기 어렵다는 응답은 2024년 64.0%에서 지난해 58.5%, 올해 57.6%로 2년 연속 하락했다.

동맹 유지·강화 62.3%…미국에 대한 호감과는 달랐다

📰 동맹 유지·강화 62.3%…미국에 대한 호감과는 달랐다

미국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지만 한·미 동맹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다소 강화하는 데 동의한다는 응답은 62.3%였다. 안보 측면에서 현 수준의 동맹을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응답은 29.6%였다.

미국 자체에 대한 인식은 크게 악화했다. 미국이라는 국가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는 응답은 지난해 72.8%에서 올해 47.5%로 25.3%포인트 떨어졌다. 미국 대통령에 나쁜 인상을 갖고 있다는 응답도 지난해 73.1%에서 올해 77.4%로 늘었다.

현재 한·미 관계가 좋다는 응답은 17.8%였다. 한·중 관계가 좋다는 응답 14.5%와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동맹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과 미국을 신뢰하거나 호의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더 이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 모습이다.

관세·투자와 국방비 문제에선 정부 대응 부정 평가가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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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투자와 국방비 문제에선 정부 대응 부정 평가가 앞섰다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평가는 더 부정적이었다. 정부의 대미 관세·투자 합의 대응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45.9%로,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는 응답 39.7%보다 많았다.

지난해 한·미 정상은 한국에 대한 관세율을 최대 15%로 하고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데 합의했다. 정부는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우라늄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도 성과로 내세웠다.

국방비 증액과 우크라이나·이란 전쟁 기여 등 미국의 동맹 비용 분담 요구에 대한 정부 대응 역시 부정적 평가가 46.7%로 긍정 평가 38.2%보다 높았다. 트럼프 행정부 요구에 따라 정부는 국방비를 국내총생산의 3.5% 수준까지 올리는 데 동의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5월 샹그릴라 안보회의에서 한국을 “모범 동맹”이라고 평가했다.

📰 일본에서도 미국 불신이 신뢰보다 높아졌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동아시아연구원과 일본 국제문화회관의 현지 조사에서 미국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47.0%였고,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은 34.7%였다.

자유무역에 기반한 세계 경제 질서를 지지한다는 응답도 줄었다. 한국은 지난해 71.0%에서 올해 61.4%로 낮아졌고 일본은 63.2%에서 52.9%로 떨어졌다. 한국과 일본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와 호감이 동시에 약해지는 가운데 동맹의 필요성은 별개의 판단 기준으로 남아 있는 모습이다.

🎯 한국에는 어떤 의미인가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한국 사회가 한·미 관계를 감정적 호감보다 이해관계의 관점에서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미국에 대한 신뢰와 좋은 인상은 크게 낮아졌지만, 한·미 동맹 유지·강화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62.3%였다. 앞으로 한·미 관계에서는 ‘미국을 얼마나 좋아하는가’보다 ‘동맹이 한국에 어떤 실질적 이익을 주는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동시에 관세·투자와 국방비처럼 국민이 직접 비용을 체감할 수 있는 사안에서는 정부가 어떤 조건을 주고받았는지가 더 엄격하게 평가될 수 있다. 미국의 우위를 인정하는 인식이 유지되더라도 그 격차가 계속 줄어든다면 한국의 대외정책을 둘러싼 여론도 더 거래적이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 대한 신뢰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동맹을 바라보는 기준 자체가 바뀌는 과정인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중앙일보·v.daum.net 등 2026-08-10 보도 종합. 원문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사실만 정리해 재작성했습니다.

본문 이미지는 기사 내용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일부는 AI로 생성했고 일부는 무료 스톡 사진(Pexels)입니다. 실제 사건 현장을 촬영한 사진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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